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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
한국어
Stats:
Published:
2026-06-27
Words:
438
Chapters:
1/1
Hits:
0

벚꽃

Summary:

벚꽃 데이트!

Notes:

(See the end of the work for notes.)

Work Text:

...그렇게 됐다. 의무실에 찾아가니 의사 선생은 '이런 일은 매일 매시간 일어나지'같은 달관한 표정으로 주의문구만 속사포로 읊어주더니 나와 내 생소한 몸을 쫓아냈다.

"오." 벌써 소문을 듣고는 의무실 밖 복도에서 어슬렁거리던 오키타가 내 모습을 보더니 두 번 박수쳤다.
"오는 뭐가 오야! 오키타 변태! 싫어!" 가슴 앞에 팔로 X자를 그리며 소리쳤다.

오키타가 나보다 더 힘차게 소리쳤다.
"아이~예쁘다예쁘다! 우리 데이트해요!"

강아지를 대하는 건지, 친구와 놀자는 건지, 사귀자는 건지 모르겠잖아, 오키타 짱.

...뭐, 맨 마지막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현대로 레이시프트해서 길거리를 구경하다가, 아침인데 벌써부터 번쩍이는 불빛에 이끌려 축제가 열리는 공원으로 들어갔다.

...라기보단, 그냥 먹으러 온 거지? 벚꽃축제라는데 벚꽃은 멀리서나 희미하게 보이고 전부 푸드트럭이다. 양손에 팝콘과 회오리 아이스크림, 팔에는 타코야키 박스와 케밥 상자를 끼고 축제 인파에 치이다가 간신히 기적적으로 비어 있는 벤치에 도착했다.

"와, 저 사람, 불을 뿜는데."

"저거 노부도 할 수 있어요!"

"...아니, 그건 화약으로 하는 거니까 이거랑은 다르지! 로망이 없어!"

말로만 티격태격하며 벤치에 오징어처럼 늘어져서 오키타의 버터감자오징어를 뜯어먹다가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봄인데 뜸 들어 죽지 않겠느냔 생각에 몸을 일으켰다.

사람이 우글거리는 곳을 슬슬 피하니, 아까보다는 한적한 상가에 도착했다. 오키타가 가판대 앞에서 멈춰 서자 나도 뒤에서 목을 쭉 빼며 뭐가 있나 구경했다. (오키타와 키가 비슷해졌다니, 참혹하다.) 장신구가 반짝였다.

눈으로만 전부 빨리 살피고는 머리 장식을 하나 골랐다. 가격도 문제없을 정도면서 평균적으로 여자가 좋아할 만한 모양이니 딱 좋다.

내 옆에 붙은 오키타가 윽박질렀다. "사이토 씨가 좋아하는 걸 골라요!"

얘는 어떻게 그런 걸 안대. 눈치가 있을 때는 귀신보다 더한 짐승의 감이고 없을 때는 아주 그냥 지성 없는 짐승 같으니라고.

그보다도, 이거 내가 쓰는 거였어...? .......내가 쓰기에는 디자인이 과하다!

자연스럽게 슬금슬금 빠져나갈 생각을 했지만, 오키타는 내가 소매를 잡아끌어도 본 척도 하지 않았다.

아~항복항복~.

"요즘도 비녀를 파네." 가판대 구석의 상대적으로 덜 반짝거리는 나무 비녀가 눈에 띄자 말했다.
"아, 이게 예쁘네요."
오키타가 만진 단풍잎 비녀를 별생각 없이 계산했다.

"이야~감사합니다, 요즘 세상에 현금을 딱 동전까지 맞춰서 주시는 분은 귀한데! QR이 너무 편해서 다들~"
상인이 뭔가 오래 주절거렸다. ...QR이 뭔데.

강이 흐르는 다리에 도달했을 즈음, 오키타가 나한테 뒤로 돌게 시켰다.

나는 눈만 데룩데룩 굴렸다.

"어...지금 해주게?"

하지만 밖이고? 사람들도 보고 있는데?

"제가 바로 칼데아의 미용사! 저는 거의 한평생을 머리 모양 연구에 바쳤다고요!"

콘도 씨 머리 전용 미용사도 미용사로 칠 수 있는 건가,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예엡 예엡, 잘 부탁드립죠, 미용사님."

오키타는 내 머리를 틀어 올리더니 드러난 목덜미에 손가락을 쿡 찔렀다.

"오~키~타~짱~?"

"하하!"

빈말은 아니었는지 신속히 끝난 머리 손질이 생소해 비녀만 만지작거리다가 뒤로 돌아서니, 벚꽃이 비처럼 쏟아졌다.
나는 흩날리는 벚꽃잎을 뒤로하고 해맑게 웃는 너를 무력하게 지켜봤다.

"...그러고보니 저기 트럭서 술 팔았지?! 칵테일 좋아하지, 오키타? 칵테일 마시러 가자!"

"와~좋아요!"

참고로 벚꽃 리큐르를 발견하고 주당이 되어버린 오키타는 돌아온 후에 재봉실에서 단풍잎을 주제로 한 후리소데를 하나 맞춰왔다. (왜 내 몸에 딱 맞는 거지? 수상쩍다.) 지메짱은 노인네여서 이런 어린애들의 옷은 부담스러워요, 오키타 짱. 나와 내 아츠 티셔츠를 살려줘.

Notes:

오늘도 매일같이 내 콘도와 내 히지카타는 그림체가 딴판이다 이걸 어쩌면 좋을까 궁리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남자 그리기 어렵다~ 무지성 신선조 전원ts나 시키며 놀자~하고 있었는데, 사이토ts를 본 오키타가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보니
-놀러나갈 것 같다
-머리장식 사고 길거리 구경
-어 데이트 씬이 나왔다...!
대략적으로 이런 사고의 흐름을 거쳐서 나왔습니다.
전에 못 쓴 벚꽃 데이트의 만회를 했습니다. 심지어 벚꽃이 있네요! 영원히 못 쓸 줄 알았어요.

참고로 사이토의 아츠 티셔츠는 마스터가 빌려줬습니다. TS 비일비재 시공이라 마스터의 마이룸에 비상용 삼색 티셔츠가 사이즈별로 구비되어 있습니다.

+

마스터의 말에 따르자면 현대의 사전에는 썸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연애 성사 전의 상태를 그리 일컫는다고 한다.
나는 언어의 발전에 감탄을 하는 척하면서 속에서는 머리를 팽팽 굴렸다.
이게 썸인가? 나와 오키타는...some...을 타고 있나? (콘도 씨가 신센구미 대상으로 영어 강연을 열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의무 참가 중이다.)
......그게 뭐지? 사귀면 사귀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 아닌가?

잠깐 오키타에게 묻는 상상을 했다. 이봐, 오키타, 우리가 썸...을 타고 있는 것 같아?
내 머릿속의 오키타는 이렇게 대답한다...썸은 모르겠고 내일 점심으로는 쌈밥이 어떤가요?

......이봐, 내 머릿속, 정말 이게 최선이야?

+

오키타는 콘도 이사미의 머리 손질을 위해 머리 모양 독본 100선을 샀다. 히지카타와 오키타는 책을 경건하게 돌려본다.
참고로 사이토는 본인도 오키타의 머리를 예쁘게 틀어 올려주겠다고 덤볐다가 장대하게 실패하고 폭사한다. 그래도 사과머리는 묶을 수 있다고!
(오키타: 괜찮아요, 사이토 씨, 영체화하면 돼요.
사이토: 측은하게 보지 마—! ......영체화해야 할 정도로 심각해? 정말로? 아니라고 말해줘, 오키타 짱—!)